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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티 테이스팅

오감으로 느껴보는 차의 맛과 향







여러분에게 좋은 차란 무엇인가요? 한 모금을 머금었을 때 풍기는 향기, 목넘김, 입에 남는 잔여감, 찻잎의 모양, 단 맛과 신 맛, 산뜻한 맛과 묵직한 맛.. 좋은 차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취향에 따라서 미묘하게 다릅니다.





동아시아의 좋은 차를 소개하는 맥파이앤타이거는 그동안 우리의 감각에 의지해 좋은 차를 선별하고, 소개해왔습니다. 이제는 좋은 차에 대한 우리만의 데이터를 차근히 쌓고 이를 바탕으로 기준을 세워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2024년 새해 첫 주, 맥파이앤타이거 사무실에서는 팀원들을 대상으로 한 티 테이스팅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오늘 진행하는 티 테이스팅의 목적은 맥파이앤타이거의 좋은 차에 대한 기준을 잡는 것 입니다.






차를 테이스팅하기에 앞서 기본적인 내용을 다뤘습니다. 테이스팅은 품평이라고도 하는데요. 품평이란 차의 품질을 평가하는 것을 말해요. 지금까지의 세계 차 품질 평가방법은 숙련된 심사원의 오감에 의존하는 관능검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고 해요. 관능검사는 차가 가지고 있는 모든 특성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우린 뒤, 오감을 이용해 마른 잎의 모양, 향기, 수색, 맛, 다 우려진 찻잎의 모양과 향기가 조화롭게 갖추어졌는지 평가합니다.


이 방법은 가장 정확한 평가 방법이면서도, 동시에 심사원의 몸과 마음의 상태와 분위기 등의 영향을 받을수 있어 개인차가 생기기 쉬운 심사법 입니다. 그래서 품평하기 일정시간 전부터 심사원은 담배, 술, 화장품 사용 및 파, 당근, 육류 등 심사에 지장을 주는 것을 하지 않고, 품평하는 차의 특징을 파악해두는 일이 필요합니다. 보다 더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 과정 중에 느낀 것들을 말로 표현하지 않는것도 원칙입니다. 각자 차의 맛과 향에 집중해 스스로의 느낌만을 기록하고, 이후 평가를 공유하는 시간에야 그 내용을 공유할 수 있어요. 


 



정리해보자면 차의 품질을 평가한다는 것은 오감은 더 섬세하고 민감하게, 차를 우리는 도구와 물의 온도, 공간의 조도와 습도는 동일하게 맞추는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었습니다. 내가 느끼는 맛과 향을 표현하고 싶더라도 서로의 평가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말을 아껴야 할 때도 있고요. 기분 좋고 편안하게 즐기던 차 한잔에 이런 노력들이 담겨있었어요.
 




설명을 듣고난 뒤, 품평을 시작했습니다. 품평배와 품평완, 차를 구분할 수 있도록 A, B, C라고 기록한 세 종류의 찻잎과 개인 찻잔, 찻물을 덜어낼 수저, 남은 찻물을 버릴 수 있도록 퇴수기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마른 상태의 찻잎의 모습을 관찰합니다. 찻잎의 모양과 색감, 윤이 나는 정도와 줄기의 여부를 살펴보고 기록합니다.






뜨거운 물로 데운 품평배에 마른 찻잎을 넣고 두어번 흔들고 난 뒤, 새어나오는 향기를 맡아봅니다. 마른 찻잎의 향이 거기에서 거기일것 같지만 같은 종류의 차도 제다 방법에 따라 다르고, 우리기 전과 후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었어요. 마른 잎의 향이 다 날라가지 않도록,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어 향을 맡고 기록했습니다. 






돌아가며 향을 맡고 기록했다면, 이제 차를 우립니다. 물의 종류와 온도, 포트의 종류도 모두 동일하게 진행합니다. 끓는 물을 붓고 정확히 시간을 잰 뒤 품평완에 따라냅니다.





비슷한 종류인데도 색이 조금씩 다릅니다. 숟가락으로 떠서 잔에 옮겨담아 맛을 보았습니다. 평소 맡아보았던 다양한 맛과 향기를 연상해보기도 하고, 하나를 기준삼아 비교해보기도 했습니다. 정답은 없어요. 내가 느끼는 그대로 가감없이 적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눈에 보이는 색감, 맡았던 향, 혀 끝에 감도는 맛을 짚어가며 종이에 차근히 적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 우리고 난 찻잎의 모양새를 살펴봅니다. 하나하나 펼쳐보기도 하고, 늘어놓기도 하면서 내 눈에 보이는대로 기록합니다.





품평을 마친 뒤, 돌아가면서 각자의 품평 결과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팀원들의 다채로운 표현을 들으며 나만 느낀게 아니었다는 반가움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그런 향이 났단말야? 싶어 재차 맛을 보기도 하면서요. 평소에 느낄 수 있던 맛과 향의 경계를 한뼘 넓히는 시간이었습니다. 차 한잔으로 스스로의 감각에 몰입했다가도 서로를 연결하고 더 확장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우리만의 평가지가 완성되었어요. 세 가지 차에서 나온 이토록 다양한 표현들.





단순하게 단 맛, 고소한 맛, 감칠맛에서 그치지 않고 군고구마 같은 단 맛 이라던지, 곡식의 고소한 맛 이라던지, 치즈의 향 처럼 좀 더 구체적으로 맛을 표현하는 팀원들을 보며 감각을 더 섬세하고 예리하게 벼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차이를 느끼는 만큼, 차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지니까요.


맥파이앤타이거 팀의 티 테이스팅은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시간이 쌓여 우리만의 좋은 차에 대한 기준을 더 또렷하게 세워가려고 해요. 그렇게 동아시아의 좋은 차를 다양하게, 오래오래 소개하고 싶어요.











Editor 김수진

Photo 김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