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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맥파이앤타이거예요?

이야기가 파생되는 이름





맥파이앤타이거를 준비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처음 차를 마시기 시작한 순간, 맛과 향을 알아가던 시간, 만났던 사람들, 이 모두를 하나로 꿸 수 있는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찾아간 하동의 다원에서 찻잎을 따고, 말리고, 덖는 과정을 보며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주했습니다.




브랜드 네이밍은 어떻게 할까?

브랜드를 통해 차와 닮은 삶을 이야기하기로 정하고 나서, 브랜드 네이밍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굉장히 많은 후보들이 있었는데, 무엇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정한다는 건 여전히 어렵지만, 브랜드 이름은 특히나 더 심오했습니다. 우리를 나타내면서, 의미도 있고, 위트도 담고 싶고, 조금 어렵더라도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왜'를 더 궁금해할 만한 요소를 심은. 그런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있었죠. 



그날도 네이밍 회의를 하며 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문득 찻잔에 쓰인 글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2017년, 제주도 모슬포의 오래된 그릇 가게에 갔다가 눈길을 끌은 잔 입니다. 집어 들고 보니 마지막 하나 남은 잔이었죠. 호작도를 모티브로 찻잔과 받침에 자연스럽게 그림이 이어지는 디자인입니다. 잔의 형태도 심플한데, 그림이 이어져서 꼭 맞춰서 내려놓아야만 하는 매력에 반해 한 세트를 구매했습니다.




가끔 이상하게 맞춰두기 🙃



글귀에 흥미가 생긴 김에 조금 더 찾아보았습니다.

호작도 〔虎鵲圖〕 : 호랑이와 까치를 함께 그린 그림으로 작호도, 혹은 까치호랑이라고도 부른다.






호작도는 조선 시대에 액막이의 의미로 새해에 주고받는 그림 선물이었습니다. 일상 속에서 예술을 친근하고 가깝게 즐기는 문화가 담겨있었습니다. 의미를 알게 되고 나니 확신이 생겼습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조금 더 차를 가까이하도록 만드는 걸 통해, 호작도에 담긴 문화를 이어 나가고 싶었습니다.






이후 Magpie&Tiger라는 네이밍을 확정하기까지 디자인적 요소도 검토하고, 브랜드 등록도 검토하고, 너무 어려워서 사람들이 읽지 못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결정을 했습니다. 때로는 그냥 우연히 마주쳐서, 물 흐르듯 흘러가는 것들이 우리를 어딘가로 데려다준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이름을 정하게 되었어요.



이야기가 파생되는 이름

좋은 이름의 여러 기준 중에는 단순함이 있습니다. 이에 반해 저희의 이름은 어렵고 길지요. 여기엔 여러 가지 단점이 있지만, 그 모든 이유를 상쇄하는 장점이라고 한다면 역시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을 꼽고 싶어요.


왜 맥파이앤타이거 예요?

무슨 뜻이에요? 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대화들

차 브랜드가 이름이 왜 저래? 라는 생각

누가 까치고 누가 호랑이예요? 라는 질문

심지어 이름에 관해 쓰고 있는 이 글도 모두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도 만들어보았어요.



'새해에는 좋은일만 가득하기를' 호작도 패브릭 포스터. 2020



KUHO Limited - Tiny Bag by Magpie&Tiger. 2020




KUHO Limited - Glass Cup by Magpie&Tiger. 2020




신년보희 Limited 호작도 잔과 받침 by 상명요. 2021 





호작도 한지 포스터. 2022




호작도 법랑컵. 2022





호작도 메세지 카드. 2023





어려워도 괜찮고, 조금 번거로우면 어때요. 세상 어디엔가는 이런 모습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그런 분들을 만나서 맥파이앤타이거라는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왔고요. 


이 글을 여기까지 읽고 있다면, 앞으로도 까치와 호랑이의 이야기 같이 만들어가요.







Brand story
까치와 호랑이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Editor 김세미, 김수진

Photo 김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