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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발견한 일상의 태도

차를 통해 우리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





맥파이앤타이거를 준비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처음 차를 마시기 시작한 순간, 맛과 향을 알아가던 시간, 만났던 사람들, 이 모두를 하나로 꿸 수 있는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찾아간 하동의 다원에서 찻잎을 따고, 말리고, 덖는 과정을 보며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주했습니다.







차를 통해 삶을 이야기하는 브랜드를 만들자.
차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지난합니다. 녹차를 예로 들어볼까요. 지리산 계곡 사이를 누비며 차 나무에서 돋아난 새순을 땁니다. 한 김 숨이 죽으면 고온의 솥에서 덖고, 비비는 과정을 반복해요. 하동의 봄 햇살로 말리고 다시 덖어주는 과정을 거쳐야만 차를 만들 수 있습니다.
 





차 한 잔을 마시기 위해서 이렇게나 많은 과정과 손길이 닿는 걸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차 한 잔에 풍부한 역사와 다채로운 이야기, 그리고 사람과 태도가 담겨 있던 거예요.





다원 선생님께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여쭤본 적이 있어요. 선생님은 잠시 고민하시더니 “작년보다 더 맛있는 차를 만들고 싶다."라고 하셨습니다. 어떻게 보면 소소하고,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운 목표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곱씹어 보다가 문득, 차를 만드는 사람은 차를 닮았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10년 넘게 차를 덖고 더 잘 만들기 위해서 고민하는 시간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차의 물성을 닮는 것일지도요. Magpie&Tgier도 사람들에게 동아시아의 좋은 차를 전하고 ‘차와 닮은 삶’을 이야기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태도를 ‘차와 닮았다.’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혹독한 겨울이라도 봄이 오면 잎을 내는 차 나무에서 ‘하루하루 정진하는 삶’을 떠올립니다.
어느 해, 지독한 냉해가 몰아치던 하동의 봄에도 딱 오늘 하루만큼 자라나는 새잎을 보며 ‘정성껏 지금을 사는 삶’을 느낍니다.
찻잎을 따고, 말리고, 덖어내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맛있는 차가 탄생하는 걸 보고는 ‘과정이 탄탄한 삶’을,
작년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에 더 맛있는 차를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하는 다원 선생님을 보면서 ‘겸손한 자세로 배우는 삶’을 봅니다.
차를 만들다가도 좋아하는 향이 올라오면 바쁜 손을 잠시 머물고 꼭 한번 향을 맡는다는 이야기에서 ‘과정에서 나를 홀대하지 않는 삶’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를 조금은 가볍게 만들어줄 수 있는 약간의 ‘유쾌함’까지.


우리는 차에서 이런 삶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Editor 김세미, 김수진 


Photo 김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