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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주말농장을 가꾸며 삽니다
Date 2023.05. 18 / Editor 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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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전 7시, 주말이면 어김없이 20분 거리의 주말농장으로 내달린다. 작년부터 시작한 주말농장. 결혼하고 출가한 무뚝뚝한 딸이 용건 없이 연락을 하지 않는 아빠와 조금이나마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다. 사람은 흙과 가까워야 한다는 걸, 아빠를 보며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아빠는 주말농장을 시작하고 불현듯 담배를 끊으셨다. 

올해는 수월하게 파종시기를 보냈지만, 하동에만 냉해 피해가 있던 건 아니었다. 조금 이른 듯 심어두었던 바질은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죽어나갔고, 로즈마리는 겨우 버텨냈다. 그래도 5월부터 따뜻해진 날씨 덕분에 케일과 로메인, 고수, 각종 샐러드 재료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이다.

모종만 심어뒀는데 이렇게 큰 수확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자연스럽게 잎이 나고 자라고, 꽃대가 올라오고 씨앗을 퍼트리고 죽는 대자연의 순환을 하나하나 겪으면서 경이롭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1만큼만 노력해도 10만큼 주는 자연에서 왠지 모를 위안도 얻었다. ’마더 네이처는 나를 굶어죽이지는 않으시겠구나‘라는.

하지만 주말농장의 매력이 한 철의 감상에만 있는 건 아니다. 최근 마트에 나오는 샐러드 재료들은 대부분 수경재배로 키워지는데, 아삭거리는 식감은 뛰어나지만 품종 특유의 맛과 향이 아쉽다. 땅에 심어서 바람과 햇빛으로 키워낸 야채는 가끔 진드기의 폭격을 받기도 하고, 배추벌레가 구멍을 내기도 하지만 진하고 풍부한 맛과 향을 만들어낸다. 어쩌면 사람에게도 야채에게도 자연스러운 것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텃밭을 일구며 사는 삶. 요즘은 일기예보의 비 소식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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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닮은 삶’ 은 일상 속에서 우리가 발견하고 느꼈던 차와 닮은 순간을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글, 이미지, 영상, 사진 무엇이든 좋아요. 이것도 차와 닮은 삶이지 않을까? 라는 작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